반응형 분류 전체보기50 밀양, 시대를 앞서간 문제작 (용서,고통,종교)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은 단지 한 여인의 비극적인 이야기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용서와 신앙, 인간의 이중성과 감정의 복잡함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개봉 당시에도 큰 논란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밀양』은, 2024년 현재에 다시 봐도 여전히 불편하고, 동시에 꼭 필요한 질문들을 던지는 영화입니다.용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 밀양이 던진 윤리적 난제『밀양』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은, 주인공 신애(전도연)가 아들을 잃은 고통 속에서 신앙을 통해 다시 일어서려 할 때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마주한 현실은, 가해자가 이미 신에게 용서받았다고 선언하는 충격적인 장면입니다.신애가 가해자를 찾아가 용서의 말을 전하려 하지만, 오히려 가해자는 편안한 얼굴로 “하나님이 이미 나를 .. 2025. 5. 9. 영화 부산행 (메시지,축소판,K-좀비) 2016년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은 좀비 영화라는 장르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사회적 통찰과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과 공포를 넘어서, 한국 사회의 집단심리와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비추며,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을 겪은 전 세계 관객에게는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 영화가 되었습니다.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 – 부산행의 사회적 메시지‘부산행’의 가장 큰 미덕은 좀비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공동체 붕괴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영화는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외부 위협이 아닌,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민낯에 초점을 맞춥니다. 위기의 순간, 인간은.. 2025. 5. 8. 영화 반칙왕 (직장인,송강호,블랙코미디) 2000년에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반칙왕』은 당시 한국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장르 실험과 사회 풍자를 담은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현재,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을 통해 다시 보는 이 영화는 ‘웃기지만 아픈’ 현실을 포착한 블랙코미디로, 특히 2030세대 직장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줍니다. 송강호의 연기와 김지운 감독의 연출이 만나 탄생한 이 명작은 다시 볼수록 더 의미 있는 한국 영화입니다.반칙왕이 그린 직장인의 현실『반칙왕』은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임대호’가 은행원으로서 느끼는 무력감과 억압된 자아를, 프로레슬링이라는 기묘한 이중생활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대호는 회사에서는 늘 혼나고 무시당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고,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 2025. 5. 8. 꽃잎 2030세대가 봐야 할 5·18 영화 1996년 개봉한 영화 『꽃잎』은 장선우 감독이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남긴 강렬한 메시지이자, 5·18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대의 영화입니다.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서, 개인의 정신과 감정 속에 각인된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지금의 2030세대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줍니다.2030세대가 ‘꽃잎’을 봐야 하는 이유지금의 2030세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책이나 뉴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활자와 기록만으로는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꽃잎’은 5·18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한 소녀의 시점으로 축소하여, 감정과 트라우마의 언어로 전달합니다. 이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산 사람의 고통.. 2025. 5. 7. 길소뜸 잊혀진 고전의 귀환 임권택 감독의 1985년 작품 『길소뜸』은 분단과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이산가족’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서사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반공 메시지를 넘어,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기억을 감정의 언어로 풀어낸 드문 고전입니다.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시대의 흐름 속에 점차 잊혀졌던 이 영화는 오늘날 다시 조명받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작품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전쟁이 남긴 가장 사적인 비극, 이산가족의 현실영화 『길소뜸』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생이별한 여성 혜선(김지미 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전쟁 이후 30여 년이 흐른 1983년, 정부와 방송국이 공동 주최한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 서울에서 열리고, 혜선은 방송을 통해 오빠를 찾기 위해 .. 2025. 5. 7. 8월의 크리스마스 (죽음, 사랑, 일상) 1998년 허진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국 멜로영화의 새로운 미학을 제시한 작품으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한 감성영화의 전범입니다. 죽음을 전제로 한 사랑이 어떻게 따뜻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이 영화는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가슴속 깊이 스며듭니다.죽음을 품은 사랑, 조용히 스며드는 감정의 서사‘8월의 크리스마스’는 ‘죽음을 앞둔 남자와 그를 사랑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로 요약될 수 있지만, 이 영화가 가진 미학은 그 단순한 플롯을 훨씬 넘어서 있습니다. 영화는 병을 앓고 있는 사진관 주인 정원(한석규 분)이 교통 단속요원 다림(심은하 분)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되는 과정을 말없이, 조용히, 천천히 그려냅니다.이 사랑은 시작되지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정원은 자신의 .. 2025. 5. 6. 이전 1 2 3 4 ··· 9 다음